[사회·정치·경제]

[펌] 두 개의 문(2 Doors, 2011) - 용산참사 다큐멘터리

kipacti 2012. 6. 17. 11:29

[Mozoh's blog 펌]: http://mozoh.tistory.com/530

약자도 보호할 줄 모르고, 정권의 개 노릇이나 하는 대한민국 민주 경찰. 전쟁광 새누리당이 집권하는 이상 이런 꼴 수도없이 더 볼 듯.


보고../영화 2012/06/12 19:06 |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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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문> 공식계정 @2_doors (http://twitter.com/2_doors)

배급사 '시네마 달'  @cinemadal  (http://twitter.com/cinemadal


영화 정보

제목 두 개의 문 / 2 Doors

장르 용산 다큐멘터리

감독 김일란, 홍지유

배급 <두 개의 문> 배급위원회

제작 연분홍치마

등급  미정

개봉일  2012년 6월 21일



줄거리

유독가스와 화염으로 뒤엉킨 그 곳은 생지옥 같았다! 

그을린 '25시간'의 기록! 


2009년 1월 20일, 철거민 5명, 경찰 특공대원 1명 사망. 생존권을 호소하며 망루에 올랐던 이들은 불과 25시간 만에 싸늘한 시신이 되어 내려 왔고, 살아남은 이들은 범법자가 되었다. 철거민의 불법폭력시위가 참사의 원인이라는 검찰의 발표, 공권력의 과잉진압이 참혹한 사건을 만들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부딪히는 가운데, 진실공방의 긴 싸움은 법정으로 이어진다. 


유가족 동의 없는 시신 부검, 

사라진 3,000쪽의 수사기록, 

삭제된 채증 영상, 

어떠한 정보도 하달 받지 못했다는 경찰의 증언… 

과연, 그 날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제작노트

[ABOUT MOVIE_1] 

  

 당신을 본 사건의 증인으로 소환합니다! 

  

 ‘용산참사’에 관한 국내 첫 개봉작! 

 경찰 특공대원의 증언, 사건 이후의 재판 과정을 통해 그 날의 진실을 짜맞추다! 

  

 ‘용산 다큐멘터리’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 <두 개의 문>은 2009년 1월 20일, 경찰 특공대원 1명, 철거민 5명이 사망한 ‘용산참사’의 진실을 추적하는 작품이다. 용산참사에서부터 시작하여 5.18 광주민주항쟁, 6월 항쟁 등 대한민국 역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사적인 기억으로 담아 낸 <용산> (문정현 연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철거민 3명의 삶을 통해 국가 폭력의 과정을 생생히 보여 준 <마이 스윗 홈 - 국가는 폭력이다> (김청승 연출), 용산참사의 기억을 가슴에 묻고 여전히 남일당을 지키고 있는 23명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은 <용산 남일당 이야기> (오두희 연출), 사건 이후 355일간의 투쟁을 기록한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 끝나지 않은 이야기> (장호경 연출) 등 용산참사에 관한 수많은 다큐멘터리가 제작되었지만, 정식 극장에서 개봉하는 것은 <두 개의 문>이 처음으로, 진상 규명 움직임을 재점화함과 동시에, 대한민국의 현재를 되짚어 보게 할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용산참사를 다룬 대부분의 작품들이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경위를 좇거나, 철거민의 투쟁과정을 충실히 담아내었다면, <두 개의 문>은 그 시작부터 궤를 달리한다. 당시 진압작전에 참여했던 경찰 특공대원의 시선으로 사건을 재구성할 뿐 아니라, 2010년 8월부터 진행된 법정 재판 과정을 충실히 담아냄으로써,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이분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용산참사를 바라보게 하는 것. “망루 구조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 “시위대가 휘발유나 시너 같은 인화물질을 소지하고 있다는 것도 알지 못 했다” “만약, 내가 팀장쯤 되고, 경력도 오래 되었다면, 진압작전을 보류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는 경찰 특공대원의 생생한 증언은 그들 역시 국가 공권력의 피해자임을 드러내며, 3,000쪽의 수사기록, 채증 영상의 일부를 공개하지 않은 채 진행된 재판 과정은 국가 공권력이 실제 어떻게 행해지는지를 명백하게 보여준다. 서늘할 정도로 냉철한 시선을 유지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을 통해 섬뜩한 진실 은폐 과정을 목격함은 물론, 고통스러울 정도로 생생한 국가 폭력의 현장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ABOUT MOVIE_2] 

  

 이것은 스릴러인가, 다큐멘터리인가! 

  

 불타는 망루, 두려움으로 일그러진 특공대원의 얼굴, 진실을 묻어버린 법정! 

 모든 것은 진짜다! 

  

  

 망루는 칠흙 같이 어두웠고, 우리 대원들의 목소리가 망루 1,2층에서 들렸습니다. 

 신나가 물과 혼합이 되지 않아서인지 옥상에 가득한 물 위로 불길이 이리저리 떠다니므로, 

 많은 직원들이 화염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어떤 직원은 비명을 지르며 물에 뒹굴기도 하였습니다. 

 유독가스와 화염에 싸여 고통을 호소하는 상황은 생지옥과 비교될 정도였습니다. 

  

 망루 입구로 가서 밖의 공기를 마시고 있는데 ‘다 죽어’하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불이 더 크게 퍼지며 두 세 명의 대원들이 불에 타면서 비명을 지르고 ‘안에 사람이 있어’ 하고 외쳤습니다. ‘못 빠져 나온 동료가 죽었겠구나’, ‘철거민 농성자도 상당이 죽었겠구나’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훈련된 저도 순간순간 공항상태의 정신이었습니다. 아비규환의 현장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화염 속에서도 임무수행을 위해 들어간 우리 특공대가 

 언론에 매도되고 국민에 지탄 받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 경찰 특공대원 진술서 중 --

  

 <두 개의 문>은 불타는 망루, 남일당 건물을 에워싼 1600여명의 경찰병력, 안타까운 시선으로 현장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이미지를 영화 전반부와 후반부에 고루 배치하여 그 날의 현장을 사실적으로 구현해낸다. 참혹했던 당시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이미 끝난 이야기’가 되어 버린 용산참사에 대한 기억을 충분히 재환기시키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두 개의 문>에는 어떠한 매체에서도 볼 수 없었던 기록들이 담겨 있다는 데에 있다. “유독가스와 화염에 싸여 고통을 호소하는 상황은 생지옥과 비교될 정도였습니다” “2층에 전부 다 불이 붙었을 때, ‘이제 죽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등 고도로 훈련된 특공대원조차 두려운 현장이었음을 알 수 있는 자필 진술서, 물포를 흠뻑 맞은 채 망루로 진입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경찰의 채증 영상, 거친 음성으로 다급하게 진압 명령을 내리는 무전기 수신음, 망루의 구조가 어떠한지, 시너의 양이 얼마인지 어떠한 정보도 하달 받지 못 했다는 증언이 담긴 법정 재판 기록 등이 영화의 구석구석 배치되어 있어,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한 편의 공포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범인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를 경험했다’라는 감상평이 쏟아지는 것은 영화보다 더욱 영화 같은 현실의 반복재생을 통해, 뉴스나 신문에서만 보아 왔던 사건을 날 것 그대로 ‘체험’하게 하기 때문일 것. 그러한 체험은 마치 극영화를 보는 듯한 영화적 재미를 선사할 뿐 아니라, 어떤 선동의 목소리보다 효과적으로 현실에서의 움직임을 자아낸다. ‘타인의 경험’으로 치부했던 사건을 자신의 경험으로 체화함으로써 강렬한 정서적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이를 통해 은폐된 진실을 다시금 추적하고자 하는 의지를 유발하는 것. <두 개의 문>이 지닌 가장 강력한 힘은 여기에 있다. 

  

  

 [ABOUT MOVIE_3] 

  

 독립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문법을 제시하다! 

  

 날 것 그대로의 체험을 가능하게 하는 경이로운 작품! 

 2010년 최고의 다큐멘터리 <경계도시 2>를 이을 2012년 기대작! 

  

 제 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의 첫 상영 이후, 제 12회 인디다큐페스티발, 제 9회 서울환경영화제, 제 17회 서울인권영화제, 제 17회 인디포럼 등 국내 유수의 영화제에서 잇달아 상영됨으로써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두 개의 문>. ‘독립다큐멘터리의 새로운 문법을 제시하다’, ‘향후 2년간 <두 개의 문>을 모방하는 다큐멘터리 작품들이 쏟아질 것이다’라는 찬사가 이어지는 등 ‘2012년 기대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장의 결연함을 보여주거나, 관객을 흥분시키거나, 경험치 못한 누군가의 삶을 엿보게 해 주는 다큐가 아니라, 당대의 역사를 해석해내고자 하는 시선에 관한 다큐”라는 <화차> 변영주 감독의 말처럼, <두 개의 문>은 철거민과 경찰 특공대원, 어느 쪽의 편에도 치우치지 않은 채, 지극히 묵묵하게 현장을 담아낸다. 보통 사회적 이슈로 불거지고 있는 현장에서 오랜 기간 촬영을 하다 보면 어느 한 쪽의 시선으로 집중되기 마련. 특히, 가장 극적으로 국가폭력이 자행된 ‘용산참사’라는 사건에서 ‘철거민’의 증언을 배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당시의 진압작전이 얼마나 무리한 작전이었는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음은 물론, 정서적 환기를 유발하는 데에도 반드시 필요한 장면이었을 것. 용감하게도, <두 개의 문> 김일란, 홍지유 감독은 그것을 해냈다. 유가족의 인터뷰나 생존 철거민들의 진술 등은 전혀 드러내지 않은 채, 객관적인 자료로서만 제시하고 있는 것. 

  

 이것이 주는 효과는 상당하다. ‘현장’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독립다큐멘터리의 성격을 전면적으로 뒤엎음으로써 영화장르로서의 의미를 공고화할 뿐 아니라, ‘고루하다’, ‘어렵다’, ‘투쟁적이다’라는 독립다큐멘터리에 대한 기존의 편견을 상쇄하는 것. 37년만에 고국으로 돌아 온 송두율 교수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 사회에 만연한 레드 콤플렉스를 꼬집은 <경계도시 2>가 한국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흐름을 제시했듯, <두 개의 문>이 독립다큐멘터리 진영에 또 다른 충격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HOT ISSUE_1] 

  

 용산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움직임 재점화! 

  

 <부러진 화살> 정지영 감독, <화차> 변영주 감독, <경계도시 2> 홍형숙 감독, 

 문정현 신부, 송경동 시인, 칼럼니스트 김규항, 만화가 최규석 등 

 400人 ‘배급위원단’의 목소리! 

  

 지난 3월, <두 개의 문> 극장개봉을 후원하는 ‘배급위원단 모집 시사회’ 이후, <부러진 화살> 정지영 감독, <화차> 변영주 감독, <만추> 김태용 감독, <페스티발> 이해영 감독,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부지영 감독, <경계도시 2> 홍형숙 감독, <어머니> 태준식 감독, 배우 맹봉학, 송경동 시인, 김별아 소설가, 만화가 최규석, 문정현 신부, 칼럼니스트 김규항, 지승호 인터뷰어, 서형원 과천시의회 의장, 이수호 전 민주노총위원장, 연세대 인류학과 김현미 교수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포함하여 400여명이 넘는 이들이 기꺼이 ‘배급위원’이 되어 주었다. 

  

 이는 사건 발생 이후 3년이 지난 현재에도 ‘용산참사’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뜨겁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며, <두 개의 문>의 극장개봉을 통해 진상 규명 움직임이 보다 가속화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는 척도이기도 하다. 사회적 의미뿐 아니라, 대규모 자본 시스템에서 벗어나 소규모 예산으로 극장개봉을 진행하고 있는 독립영화 배급 및 홍보 방식의 스펙트럼을 넓힐 긍정적 시도로도 회자되고 있다. 독립영화가 지닌 태생적 한계를 그 내부에서 돌파하고자 하는 의지가 참신한 방식으로 발현된 것. 

  

 이미 끝난 이야기라 여겨졌던 ‘용산참사’에 대한 관심의 정도를 확인한 것만으로도 ‘<두 개의 문> 배급위원단’이 주는 의미는 충분하다. 400여명의 응원과 지지는 앞으로의 움직임을 좀 더 명확히 규정하고, 체계화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새로운 국면의 이슈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HOT ISSUE_2] 

  

 충격 실화 <도가니>의 흥행 이후, 실제 인물 구속 및 ‘도가니법’ 제정! 

 법정 실화극 <부러진 화살>, ‘사법부’라는 거대 권력에 직격탄! 

 사회파 영화의 잇달은 흥행! 

  

 2011년 9월 개봉 이후 전국 관객 400만명을 넘기며 ‘도가니 열풍’을 만들었던 영화 <도가니> (공지영 소설 원작, 연출 황동혁), 2012년 1월 개봉하여 전국 관객 300만명을 돌파한 법정 실화극 <부러진 화살> 등 사회적인 이슈를 전면화한 작품들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한 청각장애학교의 아동 성폭행 사건을 다룬 <도가니>의 흥행 이후 광주인화학교 교직원 A씨 등 실제 인물이 구속되었으며, 아동/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도가니법’이 제정되었다. 2007년 발생한 ‘석궁테러사건’을 다룬 <부러진 화살>은 ‘사법부’라는 거대 권력에 직격탄을 날림으로써 언론의 정치, 사회면을 뜨겁게 달구며 또 다른 사회적 이슈를 이끌어냈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내세워 세태를 비판하거나 불의를 고발하고, 궁극적으로는 그것을 개선하고자 하는 ‘사회파 영화’의 순기능을 확인한 셈. 

  

 경찰의 강제 진압작전 과정에서 철거민 5명, 경찰 특공대원 1명이 사망한 ‘용산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이 <도가니>와 <부러진 화살>의 흥행을 이어받아, 사회적 이슈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용산참사’의 경우, 전국민을 술렁이게 했던 대형 사건이기에 전국민적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며, 생존 철거민 8명에게 징역 4-5년의 유죄판결을 내리면서 수사가 종료되긴 하였지만 3,000여쪽의 기록을 공개하지 않은 채 진행된 판결이기에 그 날의 진실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은 분명하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 서비스를 통해 개봉 전부터 뜨거운 열기를 형성하고 있는 <두 개의 문>을 통해 영화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또 한 번 얻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 

  

  

 [PRODUCTION NOTE_1] 

  

  

 ◀ 제작 배경 및 필요성 

 BY <두 개의 문> 김일란, 홍지유 

  

 <두 개의 문>의 본격적인 기획은 2009년 8월 20일 1심 재판을 재개하는 시점부터 시작되었다. 그 당시 우리는 용산 남일당 현장 바로 뒤 고(故) 이상림씨가 운영하던 레아 호프 자리에 차려진 촛불방송국 ‘레아’에서 영상팀으로 활동 중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재판에 참관할 기회가 있었다. 우리는 그 재판을 통해서 용산의 다른 ‘진실’을 발견하였다. 그것은 가리워진 채 들리지 않았던 또 다른 목소리였다. 

  

 2009년 1월 20일 당시, 망루에 올랐던 특공대들을 중심으로 참고인 진술이 이어졌다. 1심 재판 과정을 방청하고 재판 속기록과 녹취록을 바탕으로 참사 당일 사건을 재구성하면서, 우리의 머리를 떠나지 않는 질문이 있었다. 

  

 철거민과 특공대 이토록 다른 달라 보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너무 비슷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적대적으로 만나야만 했을까. 공포와 좌절 그리고 적개심. 서로를 향한 끝없는 증오에 어쩐지 서글픈 생각마저 들었다. 특공대원 한 사람, 한 사람은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마치 전철연에 가입한 철거민들이 우리의 평범한 이웃인 것처럼. 그래서일까. 그들의 망루에서의 경험은 철거민들 못지않게 두려움과 좌절로 기억되는 듯 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특공대들의 분노와 공포를 목격했다. ‘저들도 망루의 경험이 무서웠구나…’ 참으로 낯설고 새삼스러운 일이었다. 

  

 용산참사가 일어나기 불과 하루 전인 2009년 1월 29일 오전 8시, 박삼복 전(前) 경찰특공대장은 여느 날처럼 제대장들을 모아놓고 참모회의를 진행했다. 그러다 특공대장은 한 통의 전화를 받았고, 급하게 제대장들에게 출동을 명령했다. 어리둥절해진 제대장은 서둘러 출동했다. 용산 한강로2가 남일당이 목적지라는 것은 버스가 출발해서야 비로소 알게 됐다. 도대체 그 전화는 누구로부터 걸려온 것일까. 어떤 막강한 힘이기에, 전화 한 통으로 특공대를 움직일 수 있단 말인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은 특공대장에게 그날 아침 전화를 건 사람은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이었다. 한 통의 전화로, 망루도 짓기 전에 진압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것. 그 거대한 힘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용산참사의 진실 한 토막을 생생하게 듣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재판 과정에서 진압 작전에 투입되었던 특공대원들이 증인으로 출두하여 진술하는 전 과정을 눈으로 보고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었다.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그간 언론 보도를 통해 경찰 관계자들이 보여 왔던, 노련하게 책임을 피해가는 모습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었다. 오히려 무엇인가로부터 배신당한 것처럼 보였다. 

  

 특공대원들의 진술 과정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발견했던 것은 두 가지였다. 첫째,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의 의미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특공대원들 대부분은 본인들이 투입된 작전이 어떤 정치적, 사회적 파급효과를 낳을지에 관해 예측하지 못했고 대부분 알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 이들이 말하는 ‘특공대원으로서 진압 작전에 최선을 다했다’라는 말은 악의없이 순진해 보일 정도였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진압작전이 가지는 사회적 의미에 대해 파악할 의무도, 권한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들의 진술이야말로 가장 실제적인 현실이자 또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진실을 구성함에 있어서, 어떠한 권력도 갖고 있지 못하다. 우리가 발견한 것은 바로 이러한 점이다. 

  

 중요한 다른 한 가지는 검찰이 피력하는 경찰특공대의 전문성이 얼마나 허술한 것이며 특공대원의 생명과 안전을 무시한 채 말해지고 있는지에 관한 부분이었다. 특공대원들 스스로가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에 자부심을 지니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그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도 남일당 망루에서는 힘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용산참사의 원인을 설명할 때, ‘살인 진압’이라는 표현을 쓴다. 이 표현은 공권력 행사에 대한 문제제기를 포함하고 있는데, 인권을 유린하는 공권력과 그 공권력을 실제적으로 행사하고 있는 개인들 사이에는 기묘한 긴장관계가 발생한다. 특공대원들은 ‘살인 진압’을 자행한 한 개인으로 법정 앞에 섰을 때, 집단 속에 숨을 수 없을 때,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서 자괴감을 느끼는 듯 했다. 1심에서 사법부는 경찰의 손을 들어주었다. ‘합법’. 그들의 작전은 적법했다는 것이다. 윤리와 인권은 법이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비록 법적으로는 승소했지만, 여전히 자괴감에 가득 찬 특공대원들의 감정이 바로 이러한 사실을 말해주는 듯 하다. 

  

 이와 같은 문제설정 속에서 제작진은 특공대원들의 진술을 통해 사건을 재구성했을 때 보일 수 있는 용산참사의 진실이 따로 존재할 수 있겠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 제작의도 

 BY <두 개의 문> 김일란, 홍지유 

  

 2009년 1월 20일 새벽, 망루에서 처참한 죽음을 맞이했던 사람들. 철거민 그리고 경찰. 이들은 서로 다른 위치에서, 서로 다른 입장에서 생과 사를 함께 넘나들었다. 서로가 적이 되어야만 했던 상황. 우리는 용산참사가 있던 그날 망루로 돌아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진실을 다시 묻고 동시에 답하고자 한다. 이러한 과정은 용산재판이 시작되면서 더욱 극명해졌다. 용산재판은 용산참사가 발생하게 된 배경과 그 사건이 은폐되는 과정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2009년 한국사회 인권의 리트머스지였던 용산참사를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이분법적 구도를 넘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으로서의 인권의 상실을 겪고 있는 우리 모두의 문제로 통감하도록 만드는 것이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의 목적이다.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한국 사회가 묵인해왔던 재개발의 다양한 문제점들을 보다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서, 재개발의 개발이익에 헛된 꿈을 쫓는 대중들에게 말 걸기를 시도해보고자 한다. 

  

 <두 개의 문>은 잔인한 국가와 외면하는 대중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체들을 더 많이 확보한 사회가 변화가능성이 있는다고 믿는다. 폭력성을 극복할 수 있는,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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